
역천의 죄를 삼켜서라도 남기영
나는 너를 품으려 했다.
하늘은 내 이름을 별자리에서 도려내
뒤집힌 별이라 불렀고,
사람들은 피 묻은 내 심장을
미친 신의 불꽃이라 손가락질했다.
그러나 사랑은 언제나
바른 물길을 타지 않았다.
빛이 숨을 고르면
그림자가 꽃을 피웠고,
신의 물결은 늘 순하길 원했으나
나는 그 순함을 거슬러
검은 비늘의 연어가 되어
잉크빛 강을 타고
금기와 신전의 폐허를 지나
너에게로 스며들었다.
천상의 문이 내 등을 찢고
심연의 물길이 내 폐를 삼켜도
좋았다.
내 피가 역류하고
숨결이 썩어도 상관없었다.
나는 너의 밤하늘 가장 깊은 곳에
나의 심장을 묻으려 했다.
죄라면 베어 삼켰고,
벌이라면 피로 갚았다.
내 모든 신성을 뿌리째 태워
너의 창가에 작은 별빛 하나로 깃들었다.
그러나 너는 몰라도 된다.
내가 어떤 심연을 떠돌았는지,
얼마나 많은 별을 등지고
바람을 거슬러 너의 강가에 부서졌는지.
너는 다만,
내 안의 우주가 어떻게 뒤틀려
괴물의 목울대가 너의 이름을
얼마나 낮게, 깊게 부르고 있는지
알지 말아라.
빛은 언제나 강을 틀었고,
그림자는 그 물길 위에서 웃었다.
하늘은 내 이름을 지웠고,
별들은 내 등 뒤로 우수수 낙엽처럼 떨어졌다.
그래도 나는
검은 비늘의 연어가 되어
역천의 강을 거슬렀고,
잉크빛 파도 끝에서
너 하나 품으려 신의 무덤을 넘었다.
나는 저주로 피어난 꽃,
뒤집힌 별의 파편.
내 숨결이 부패해도 좋았다.
내 눈동자가 꺼져도 상관없었다.
나는 너의 밤하늘 가장 깊은 곳에서
여전히 너를 부르고 있었다.
너는 몰라도 된다.
내가 삼킨 죄의 맛이,
내가 갈라먹은 벌의 형상이,
어떻게 너의 달빛을 적시고 있는지.
다만,
너는 언젠가 잉크빛 강가에 앉아
내가 건네는 물결 조각을
그저 별빛이라 믿어라.
그리고 아무것도 모른 채
맑은 숨으로 웃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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